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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X 원작 차이점 결말 해석

by kimibomi 2025. 12. 6.

친애하는 X 사진

TVING 오리지널 드라마 ‘친애하는 X’는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인물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통해 인간의 욕망, 죄책감, 복수, 생존 본능 등 복합적인 심리와 구조를 흥미롭게 다룬 작품이다. 물론 나도 흥미롭게 보았다. 특히 결말에 이르러 원작 웹툰과 드라마 간의 뚜렷한 해석 차이가 나타나며, 시청자 및 독자 간 다양한 반응과 해석을 낳고 있다. 본 글은 원작과 드라마 양쪽 결말의 구조적 차이, 상징적 메시지, 인물의 선택과 감정의 변화를 중심으로 입체적으로 분석해 보고자 한다.

친애하는 X 원작 웹툰 결말 - 파멸과 복수의 순환

웹툰 ‘친애하는 X’의 결말은 한 인간의 성공과 몰락을 넘어, 죄와 복수가 어떻게 세대를 넘어서 확산될 수 있는지에 대한 복합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주인공 백아진은 어린 시절 학대, 방임을 겪으며 생존을 위해 ‘가면’을 쓰고 살아왔다. 그녀는 연예계에서 치열하게 성공을 좇으며 타인의 희생을 자신의 발판으로 삼았고, 그러한 과정 속에서 점차 악에 무뎌진다. 그녀의 곁엔 언제나 자신을 지켜주던 윤준서와, 실질적인 도피와 조력을 담당한 김재오가 있었지만, 그 관계조차도 모두 그녀의 ‘목적’을 위한 수단이 되었음을 작품은 암시한다.

웹툰 후반부에서 방송 ‘DIM HEART’를 통해 백아진의 과거 학대 경험과, 동시에 그녀가 감춰온 수많은 범죄와 희생자들의 존재가 폭로된다. 이는 단순한 연예계 스캔들이 아닌, 한 인물의 붕괴를 상징하는 사건이다. 심리적으로 완전히 무너진 백아진은 물에 몸을 던지는 극단적 선택을 하지만, 김재오가 구조하면서 결국 그녀는 생존하게 된다. 이 장면은 아이러니하다. 그녀는 살아남았지만 처벌받지 않았고, 법적·도덕적 심판을 피한 채 해외로 도피한다.

시간이 흐른 후 윤준서가 우연히 백아진의 딸을 만나게 되는데, 이 딸은 “엄마 이름으로 사인해 주세요”라고 말한다. 이는 매우 의미심장한 엔딩이다. 복수의 고리, 혹은 죄의 영향력이 다음 세대로 옮겨가고 있음을 암시하며, 이 결말은 단순한 몰락이 아닌 ‘순환적 복수 구조’라는 무거운 테마를 남긴다.

원작은 백아진이 반성하거나 구원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우 현실적이고 냉혹하다. 악인은 끝까지 처벌받지 않고 살아남으며, 남은 자들은 복수를 꿈꾸거나 그 여파로 고통을 겪는다. 이는 단순한 서사 이상의 사회적 메시지다. ‘악은 사라지지 않고, 전염된다’는 식의 잔혹한 진실을 웹툰은 독자에게 던진다. 보는 나도 매우 현실적이라고 느꼈다.

드라마 결말 해석 - 선택과 자멸의 내면 구조

TVING 드라마 ‘친애하는 X’는 원작의 핵심 줄거리를 기반으로 하지만, 캐릭터의 감정선과 상징적 연출, 대사 등을 통해 보다 ‘심리극’에 가까운 형태로 각색되었다. 특히 주인공 백아진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드라마는 그녀의 파멸을 단순히 ‘타인의 폭로’로 그리지 않고, 자기 내면에서 스스로 무너지는 구조로 설계했다.

드라마 속 백아진은 가면을 벗지 못하고 살아온 인물이다. 그녀는 자신이 상처받지 않기 위해, 그리고 무력한 아이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수많은 가면을 쓰고, 타인을 조종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그 과정 속에서 그녀는 점점 인간성을 잃어간다. 특히 드라마 후반에서는 백아진이 만들어낸 거짓된 삶과 관계 속에서 점차 스스로 붕괴해가는 모습이 반복적으로 그려진다. 이와 같은 심리 묘사는 원작에서는 볼 수 없는 드라마 고유의 해석이다.

드라마의 결말은 열린 구조를 택한다. 백아진이 정말로 자멸했는지, 아니면 또 다른 방식으로 살아남았는지는 명확히 제시되지 않는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그녀의 선택이다. 드라마는 ‘악행’ 그 자체보다, 그런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 내면의 트라우마, 욕망, 그리고 두려움에 집중한다. 즉, 백아진은 단순한 악녀가 아니라, 연약함과 공허함, 극단적 생존 본능이 복합된 인물로 묘사된다.

또한 드라마는 원작보다 인물 간의 ‘감정’에 더 많은 무게를 둔다. 윤준서와의 감정선, 김재오의 복합적인 충성심과 연민, 그리고 백아진이 보여주는 일말의 후회 등이 미묘하게 표현된다. 이는 시청자들이 그녀를 단순히 ‘응징’의 대상으로 보기보다, 인간으로서의 복잡성을 공감하게 만드는 장치로 작용한다.

원작과 드라마의 차이점 - 복수의 방향성과 주체성

‘친애하는 X’는 같은 뼈대를 지닌 두 작품이지만, 원작 웹툰과 드라마는 결말의 구조, 메시지, 감정의 흐름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원작은 철저히 ‘결과’ 중심이다. 백아진이라는 인물의 성공과 몰락, 그로 인한 희생자와 복수의 연결고리를 냉정하게 그린다. 독자는 작품을 통해 ‘악행은 끝까지 처벌받지 않을 수 있다’는 불편한 사실을 목격하게 되며, 이로 인해 긴 여운을 남긴다.

반면 드라마는 ‘과정’ 중심이다. 백아진이 어떻게 그런 인간이 되었는지, 무엇을 감추고 싶었는지, 그리고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를 조명한다. 그녀는 단순히 나쁜 사람이 아니라, ‘어떻게 나빠졌는가’를 추적할 수 있는 인물로 구성된다. 이런 차이는 결국 ‘복수의 주체’에도 영향을 준다.

원작에서는 복수의 불씨가 딸에게 옮겨지며, 매우 구조적인 복수의 순환을 암시한다. 그러나 드라마는 백아진이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인지하고 자멸하는 선택을 하는 듯한 연출을 통해, 복수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부’로부터 시작될 수도 있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만든다.

또한 두 작품 모두 ‘백아진은 살아남았다’는 공통된 결말 구조를 공유하지만, 그 생존의 의미는 다르다. 웹툰에서는 생존이 죄의 회피, 처벌 불이행을 상징한다면, 드라마에서는 생존이 곧 고통, 회피할 수 없는 내면의 심판을 상징한다. 이런 관점에서 드라마는 인간 심리의 심층을 파고드는 서사로 평가받는다.

‘친애하는 X’는 단순히 ‘악녀의 성공과 파멸’이라는 서사가 아니라, 욕망과 상처, 그리고 복수의 순환이 인간 삶에 어떤 흔적을 남기는지를 깊이 있게 다룬 작품이다. 원작 웹툰은 차가운 현실 인식을 통해 독자에게 불편한 질문을 던지며, 드라마는 감정의 결을 따라가며 시청자로 하여금 더 깊은 공감을 유도한다.

결국 이 작품이 던지는 핵심 메시지는 단순하다. 죄는 사라지지 않으며, 복수는 끝나지 않는다. 그리고 악행은 반드시 외부의 심판으로 끝나지 않는다. 때로는 가장 무거운 심판은, 바로 ‘자신 안의 붕괴’로부터 시작된다. 친애하는 X는 우리가 쉽게 구분지으려 하는 ‘선과 악’, ‘정의와 응징’의 이분법을 넘어서,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의 복잡성과 불완전성을 마주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