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는 괜히 해서(Dynamite Kiss)’가 넷플릭스 비영어권 부문에서 2주 연속 1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흥행하고있다. 수많은 K-콘텐츠가 매주 쏟아지는 가운데, 이 작품이 유독 돋보였던 이유는 단순히 로맨스 장르라는 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예상 밖의 전개에서 오는 신선함,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케미스트리, 감정선을 밀도 있게 쌓아가는 연출, 그리고 현대 시청자들이 공감할 만한 서사를 세심하게 짚어낸 점이 모두 맞물리며 큰 흥행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특히 ‘요즘 로맨스 드라마는 좀 쉬워야 한다’고 느끼는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이 작품은 부담 없이 설렘을 안겨주는 콘텐츠로 소비되었고, 이러한 흐름이 알고리즘과 시청 유지율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연속 1위라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나에게도 보기 쉬운 드라마로 인식되어 밥 먹을 때나, 가벼운 업무를 할때 틀어 놓곤 하고 있다.
'키스는 괜히 해서' 넷플릭스 비영어권 1위
요즘 OTT 시장을 보면, 정말 선택지가 너무 많다. 그래서인지 어떤 드라마를 클릭하기까지도 은근히 피곤함이 따라붙는다. 그럴 때 가볍게, 하지만 허술하지 않은 작품 하나가 딱 등장하면 자연스럽게 손이 가기 마련이다. <키스는 괜히 해서>는 바로 그 틈새를 정확히 파고든 작품이었다. ‘우발적인 키스 사건으로 시작되는 로맨스’라는 설정은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으면서도, 막상 펼쳐지는 이야기는 전형적인 공식에서 조금씩 벗어나며 신선함을 준다. 이 미묘한 차이가 시청자에게 ‘아, 이거 좀 재밌을 것 같은데?’라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지점이 되었고, 그것이 첫 회 이후 시청 지속률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전형적인 클리셰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쉽게 노크하여 들어온다. 한국 로맨스 드라마가 세계적으로 인기라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 인기의 흐름 속에서 어떤 작품이 단독으로 치고 올라가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넷플릭스 비영어권 부문 1위를 2주 연속 유지한다는 건 단순한 운이 아니라, 작품 자체의 강점과 글로벌 시청자 취향의 변화가 잘 조화된 결과라고 봐야 한다. <키스는 괜히 해서>는 부담스럽지 않은 감정선, 현실과 판타지 사이의 적당한 거리감, 그리고 ‘지금 딱 보기에 기분 좋은 로맨스’라는 포인트를 부드럽게 밀고 나가며 시청자들의 시간을 자연스럽게 사로잡았다. 게다가 주인공들의 호흡이 너무 억지스럽지 않게, 그렇다고 밍밍하지도 않게 살짝 설레는 그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보는 내내 마음이 말랑해지는 경험을 선사한다.이런 특징들이 반복적으로 긍정적인 시청 경험을 쌓아가다 보면, 결국 한 작품이 시장을 주도하는 흐름으로 이어진다. 시청자들은 SNS에 짧은 감상 후기를 올리고, 해외 팬들은 명장면을 편집해 공유하며, 알고리즘은 작품을 추천 리스트 상단으로 끌어올린다. 오늘날 OTT 시장에서 콘텐츠가 흥행하는 방식은 매우 복합적인데, <키스는 괜히 해서>는 이 흐름을 정확히 따라가면서도 ‘정서적 공감’이라는 힘을 통해 탄탄하게 시청자를 확장해 나갔다.
흥행 공식
이 작품의 흥행에는 몇가지 흥행공식이 존재한다. 먼저 이야기의 ‘출발점’이 좋았다. 우발적인 사건에서 시작되는 로맨스는 흔할 수 있지만, 이 작품은 그 흔함을 ‘편안함’으로 전환해냈다. 처음 만나는 시청자에게 익숙함은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즉, 복잡한 세계관이나 과한 자극 없이도 곧바로 이야기에 들어갈 수 있게 하는 장치였던 셈이다. 하지만 이 익숙함에만 머물지 않고, 등장인물들의 감정 흐름과 선택을 조금 더 현실적으로 그려내면서 이야기의 깊이를 잃지 않았다. 특히, 주인공들이 감정 변화를 느끼는 과정이 아주 자연스럽게 설계돼 있어 시청자들은 어느새 등장인물의 시선으로 따라가며 감정에 몰입하게 된다. 거기에서 오는 설레임은 일반 드라마의 몇배가 된다. 두 번째로 주목해야 할 지점은 배우들의 ‘호흡’이다. 로맨스 장르는 배우 간의 케미스트리가 절반 이상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여기서 그 케미가 지나치게 과장되거나, 혹은 너무 차갑게 그려지면 설렘이 반감되기 마련이다. <키스는 괜히 해서>는 적절한 온도로 그 케미를 유지하며, 가끔씩 등장하는 작은 농담이나 눈빛 교환만으로도 시청자의 심장을 건드리는 장면을 만들어냈다. 특히 30대 여성 시청자가 좋아할 법한 ‘현실적인 공감 포인트’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 감정선이 무겁지 않으면서도 진정성이 살아 있는 느낌을 준다.세 번째는 넷플릭스 알고리즘과의 궁합이다. 요즘 시청자들은 긴 서사보다 템포가 빠르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키스는 괜히 해서>의 구조는 바로 그러한 취향 변화에 최적화되어 있었다. 러닝타임이 가볍고, 회차 연결도 부드러워 ‘그냥 한 편만 볼까?’ 하다가도 자연스럽게 다음 회까지 넘어가게 된다. 이러한 시청 흐름은 알고리즘에게 작품의 ‘선호도’를 높게 전달하게 되고, 그 결과 시청 추천 목록의 상단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신규 시청자 유입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시장의 감성 코드와도 잘 맞아떨어졌다. 해외 팬들은 한국 로맨스 특유의 섬세한 감정 묘사와 캐릭터 간의 정서적 거리감을 신선하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이 작품 또한 인물 간 갈등을 과도하게 키우지 않고, 감정선을 부드럽게 밀어가는 방식으로 ‘힐링 로맨스’라는 인상을 주었다. 바쁜 삶 속에서 잠시 쉬어가고 싶을 때, 너무 생각 없이 보기엔 허전한데 과하게 진지한 건 또 부담스러운 시청자들에게 이 드라마는 딱 적당한 정도의 설렘과 안정감을 채워줬다. 뻔한 클리셰는 시청자들에게 많이 생각할 거리를 주지 않아 부담없이 보기에도 좋다. 그래서 나도 가볍게 시청하는 시청자 중 한명이다.
사랑받는 이유
결국 <키스는 괜히 해서>의 흥행은 단순한 운이나 일시적 화제성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작품이 가진 본연의 힘, 즉 편안함을 기반으로 한 설렘, 조금은 일상적이면서도 결코 지루하지 않은 감정선, 그리고 시청자들이 공감할 만한 서사 구조가 자연스럽게 폭발력을 만들어냈다. 요즘처럼 콘텐츠 선택이 어려운 시대일수록 ‘내 기분을 책임져주는 작품’은 더욱 소중해지고, 이 드라마는 바로 그 역할을 해냈다. 그래서 2주 연속 비영어권 1위라는 기록도 충분히 이해가 되며, 앞으로도 비슷한 계열의 작품들이 꾸준히 주목받을 것이라는 신호로도 읽힌다. 또한 글로벌 OTT 시장에서 K-로맨스가 왜 강력한 존재감을 유지하는지 이 작품은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다. 언어가 달라도 감정은 통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진리를, 가장 올곧은 방식으로 전달했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이 드라마가 사랑받는 이뉴는 우리가 로맨스 드라마에 기대는 이유가 거창한 스토리 때문이 아니라, 일상 속 잠깐의 온기를 느끼고 싶은 마음 때문인 것 같다. <키스는 괜히 해서>는 그 온기를 정확히, 그리고 참 따뜻하게 전해준 작품이었다.